얼마 전 ‘가수 김C’가 태교 UCC ‘감성동화’의 성우로 나선다는 기사가 나왔다. 다양한 방송과 광고에서 나레이션을 하고 있는 그가 ‘태교를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UCC’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물론 유명 연예인이 UCC 제작에 참여한다는 것도 이슈가 되겠지만, 필자는 이 기사를 통해 ‘UCC의 진화’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미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UCC는 User Created Contents, 즉, 사용자가 만드는 콘텐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필자의 글에서 본 것처럼 대부분의 UCC는 UCC라기보다는 UCC를 가장한 광고였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UCC인 ‘유치원 선생님 소 핫(So Hot) 댄스’가 바로 그러한 예이다. 우리 담배의 제품명인 “WIGO”를 알리기 위하여 배경에 플래카드를 걸어 놓고,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원더걸스”의 “소 핫(So Hot)댄스”를 추게 만든 UCC형 광고물이다. 이런 트렌드는 자극적인 콘텐트를 선호하는 네티즌을 타켓팅하려는 기업의 목적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극적인 콘텐트로 채워지는 포털의 UCC 코너나 UCC 전문 사이트들이 직장인들에게는 “스팸” 혹은 “정크”로 취급 받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기업내 네트워크 담당자들은 근무 시간에 이런 사이트에의 접속을 금지하거나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아무리 인기가 있어서 조회수가 높다 하더라도, 원하는 대상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면, 광고로서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법. 그래서, 최근의 UCC 마케팅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UCC에 자극보다는 정보를 담기 시작했다.

사실 UCC에 정보를 담고자 하는 노력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소규모의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기업들이 자사의 서비스 내용을 지식영상 혹은 노하우영상으로 만들어 UCC 코너에 올리던 것이 전부였다.

‘올여름 곱슬머리 셀프손질법’이라는 정보 UCC를 올린 ‘다슈헤어”의 경우도 헤어숍의 홍보를 위해 정보 UCC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



그런데, 최근에는 대기업의 UCC 마케팅에서도 그러한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UCC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것 뿐 아니라, 직접 홍보를 목적으로 UCC를 제작하여 배포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오고 있는 현대증권의 사례가 그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현대증권은 실제로 네티즌의 주요관심사를 아이템으로 하여 다양한 UCC형 광고물을 제작하여 배포하였는데, 심지어는 유명 레이싱모델을 훔쳐보는 듯한 UCC를 제작하여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낼 정도로 자극적인 UCC 마케팅을 펼쳐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올해에 현대증권이 내놓은 UCC는 “와인도전기”라는 시리즈 정보 UCC이다. 실제로 KBS 2TV의 “세상의 아침”이라는 교양프로그램 리포터로 활약하고 있는 ‘강한나’양을 주인공으로 하여, 와인을 잘 모르는 문외한이 와인을 배워가는 과정을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제작하여 배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리즈 UCC는 와인을 배워보는 여타의 강의 영상과 달리 다양한 와인 레스토랑과 추천 와인,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음식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시리즈 정보 UCC를 제작하는 이유는 “증권사” 고객의 주요 관심사의 하나인 “와인”을 주제로 하는 양질의 콘텐트를 제작 배포함으로써, 현재 고객 및 잠재 고객에 대해 브랜딩을 하려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보여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UCC는 현대증권의 홈페이지뿐 아니라 포털의 UCC 코너나 UCC 전문 사이트에도 배포되고 있으며, 이 UCC는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영상 소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와인 동호회나 관련 사이트 등에서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UCC 마케팅의 효과를 분석하는 방법이 딱히 존재하지 않기에 대부분의 경우가 조회수와 추천수, 댓글수를 통한 단순 분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마케팅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조금만 고민해 본다면, 어떤 UCC 광고를 제작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박명수|퓨어엠대표